38호 트렌드키워드 웹소설, 창작과 소비의 지평을 열다


웹소설, 창작과 소비의  지평을 열다



한 번 터치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는 웹소설이 활자를 벗어나 드라마와 영화로 탄생하고 있다. 검증된 작품성과 인기로 다양한 변주와 결합을 반복하고 있는 웹소설의 미래를 확인해보자.



Writing 편집실 Photo tvN, SBS, ENA 공식 홈페이지



 



그해 우리는



웹소설, 창작과 소비의  지평을 열다



생활 속에 안착한 웹소설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보면 종이책 대신 이북 리더기와 스마트폰으로 책을 읽는 사람들을 종종 마주친다. 출퇴근 시간 등을 이용해 가볍고 빠르게 즐길 수 있는 웹소설에 출처 : SBS 공식 홈페이지 대한 인기를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다.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실시한 ‘웹툰·웹소설 트렌드 리포트 2023’에 따르면 웹소설의 최근 1개월 내 이용 경험률은 21.4%고, 웹툰은 51.6%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웹소설 이용자가 웹소설을 일주일에 약 5번(4.7일), 그리고 한 번에 무려 44분가량 감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웹툰 1회 감상 시 평균 소요 시간은 29분이다. 이처럼 웹툰이 넓고 얕게 소비되는 콘텐츠라면, 웹소설은 상대적으로 범위는 좁지만, 매우 깊게 소비되는 콘텐츠라 할 수 있다. 웹소설 시장은 꾸준히 그리고 빠르게 성장 중이다. 지난해 기준, 웹소설 시장 규모는 1조 원을 돌파했다. 이는 웹툰 시장이 1조 원을 돌파한 지 2년 만에 이룬 성과로 매우 가파른 성장세다. 또 최근 들어 웹소설 IP를 활용하는 파생 콘텐츠는 물론, 기업의 투자도 늘면서 성장 가능성도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웹소설은 빠른 성장세만큼이나 매우 민첩한 콘텐츠다. 창작과 소비가 거의 동시에 이뤄져 독자의 반응을 빠르게 반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장르와 소재의 실험이 꾸준히 이뤄져 작품성과 인기를 빠르게 검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웹소설은 창작-지원-유통-2차 저작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해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웹소설 IP를 활용한 영상 콘텐츠가 화제 되면서 원작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면서 IP 선순환 출처 : ENA 공식 홈페이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게임, 영화, 드라마와 같은 타 콘텐츠에 비해 그 제작비용이 구조도 탄탄해지고 있다. 카카오엔터의 웹소설 ‘내일의 으뜸’은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의 인기에 힘입어 방영 2주 전 대비 방영 이후 조회수와 매출이 각각 약 4배, 8.2배 증가했다. 이처럼 드라마·영화의 흥행이 원작에 파급력을 미치는 한편, 원작의 완성도와 팬덤이 영상화 흥행의 결정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이와 관련, 수원에서 촬영한 웹툰 기반 드라마 ‘금수저’와 ‘그해 우리는’은 높은 싱크로율로 원작 팬들에게 큰 인기를 얻으며,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고, 이는 곧 관광지 상품화 등으로 이어졌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드라마로 먼저 공개된 후, 웹툰으로 재가공됐는데 웹툰 및 웹소설에 대한 소비자들의 강력한 니즈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선재 업고 튀어



웹소설, 창작과 소비의  지평을 열다



드라마에서 굿즈로 재탄생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선재 업고 튀어’ 등은 모두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다. 이처럼 웹소설 IP는 콘텐츠 시장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자리 잡고 있다. IP 콘텐츠가 웹툰에서 웹소설로 빠르게 변화한 배경에는 ‘콘텐츠 생산 속도의 차이’가 있다. 만화를 그리는 속도보다 소설을 집필하는 속도가 훨씬 빨라 시간이 절약될 뿐만 아니라, 웹소설이 웹툰보다 영상화하기도 더 쉬운 것이 원인이다.



현재 웹소설 IP를 활용한 2차 창작은 콘텐츠 외 영역으로도 확장 중인데, 2019년부터 네이버에 연재 중인 웹소설 ‘화산귀환’은 웹툰뿐 아니라 오디오 드라마, 향수로까지 제작되기도 했다. 아이돌 및 캐릭터 전유물로 불리는 ‘팝업 대박’ 사례도 있다. 웹툰·웹소설 등 콘텐츠 IP가 마치 K팝 아이돌처럼 하나의 팬덤으로 진화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인기리에 출처 : tvN 공식 홈페이지 62 종영한 ‘선재 업고 튀어’의 경우 팝업스토어 오픈 첫날부터 밤샘 대기와 새벽 오픈런 행렬이 이어졌고, 최종회 단체 관람 이벤트의 경우 준비된 1,000석은 5분 만에 매진되는 진기록을 만들며 흥행과 사업성을 동시에 입증했다. 또 무삭제 대본집은 예약 판매 시작 하루 만에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촬영지인 수원 행궁동은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등 드라마의 화제성을 업고 음반과 도서, 여행으로까지 시청자의 ‘선재 앓이’가 이어지고 있다.



웹소설 IP 확장으로 인한 성과가 명확하게 나타나면서 IP의 발굴과 확장이 웹소설계 안팎의 핵심적 사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처럼 웹소설이 원천 IP로 주목받는 이유는 ‘스토리 라인’의 힘이다. 웹소설 특유의 발칙한 상상력과 빠른 전개, 적나라하게 드러난 스토리 라인이 콘텐츠 주 소비층인 2030에게 먹혀들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 평이다. 그다음, ‘경제성’이다. 과거 1인 작가 형태로 만들어지던 웹소설에서 현재 집단으로 창작하는 시스템으로 변모했음에도 불구하고 게임, 영화, 드라마와 같은 타 콘텐츠에 비해 그 제작비용이 단연코 경제적이다. 또한 콘텐츠 제작 시에는 소재, 장르, 분량의 제약이 적어 창작자의 자유가 보장되며, 웹소설 연재 중에 독자들의 피드백을 즉시 반영할 수 있어 콘텐츠를 빠르게 수정하고 확장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런 특성 덕분에 창작자는 스토리 연재 중 작품의 성공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 또 웹소설은 이미 독자들의 선택을 받은 콘티이기 때문에 콘텐츠 제작이 편리하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새롭게 구상할 필요 없이 이미 독자들의 취향이 반영돼 구체적으로 형상화된 주인공들과 배경, 그리고 이야기를 영상화, 게임화· 굿즈화하는 것이 가능해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도 경제적이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웹소설, 창작과 소비의  지평을 열다



IP의 보고로 떠오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공정거래위원회는 웹소설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해 지난 5월, 창작자 및 제작사, 플랫폼사 등과 함께 ‘웹소설 생태계 상생 환경 조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상생협약문에는 불법유통 근절과 표준식별체계 개발 등 업계 현안을 비롯해 창작자 휴재권, 계약종료권 등 공정환경 조성을 위한 합의사항이 담겼다.



특히, 이번 협약은 웹소설상생협의체 합의의 결실로, 협의체는 2023년 9월 출범 이후 총 8차례 본회의를 진행해 휴재권, 계약종료권 등에 대한 진솔한 의견을 나눠왔다. 그간 진행된 회의에서는 웹소설 온라인 불법유통 대응 방안과 내년부터 본격화될 연재물에 대한 국제 표준 도서 번호(ISBN) 발급 중단에 따른 문제에 대해 논의했고, 창작자 권리를 보호하고 공정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매출 관련 정보 제공, 사고 및 질병으로 인한 휴재 권리 보장 그리고 과도한 원고 수정으로 인한 연재 지연에 따른 계약종료 권리 보장 등에 대한 사안도 다뤄왔다.



한편, 이번 협약을 통해 조율된 상생협약문은 총 8개 조문으로, 앞선 안건에 대한 위원 간 합의사항과 정부의 정책지원 방향을 포함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문체부는 상생협의체에서 논의한 내용을 반영해 웹소설 출판권 설정 계약서, 웹소설 전자출판 배타적 발행권 설정계약서, 웹소설 연재 계약서 등 최초의 웹소설 분야 표준계약서 총 3종 제정을 준비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행정예고와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표준계약서 제정을 고시할 예정이다.



작가와 독자를 위한 탄탄한 기준을 마련하고 있는 만큼 웹소설 시장은 더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그야말로 IP 빅뱅인 시대, 플랫폼과 콘텐츠 제작사, 게임사 등이 핵심 IP 확보와 수익모델 발굴을 위해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물고 있는 가운데 발전된 웹소설 생태계가 더욱더 강력한 IP 밸류체인을 구축해 IP 콘텐츠의 다각화를 이뤄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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