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호 일상다반사 -낮보다 아름다운 수원의 밤, 수원 야경 명소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풍경.
유구한 역사가 깃든 수원에 밤 운치가 더해지니 그 매력이 배가 된다.
Writing 편집실 Photo 수원시 포토뱅크, 모두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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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제일교회 노을빛 전망대
팔달구 지동 수원제일교회의 종탑에 위치한 전망대. 수원시의 마을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으로 2012년 노을빛 갤러리와 함께 개관했다. 고도 제한으로 묶인 지동 일대에서 우뚝 솟은 첨탑 건물은 중세 고딕풍의 교회 외관과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색다른 정취를 뽐낸다.
전망대로 가기 위해선 교회 안내 사무실에 노을빛 전망대 관람 방명록을 작성한 뒤 전용 열쇠를 받아야 한다. 전망대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7층 로비를 지나면 8층부터 10층까지는 노을빛 갤러리, 11층부터 13층까지는 노을빛 전망대가 펼쳐진다.
노을빛 갤러리는 이곳의 관장이기도 한 유순혜 작가의 초대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전이 진행되고 있다. 갤러리 중앙에는 유순혜 작가의 ‘화성을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축성도가 기둥 벽면에 그려져 있다. 유작가가 약 1년간 화성을 쌓는 1,200여 명의 사람들을 각기 다른 표정과 동작으로 세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전망대에 가기 위해서는 이 그림이 그려진 기둥 속 약 3층 높이의 아슬아슬한 나선형 철제 계단을 끝까지 올라가야 한다. 전망대에 오르면 비로소 수원화성은 물론 팔달산과 구도심 일대가 두루 보이는 탁 트인 수원 시내를 조망할 수 있다. 전망대에 망원경도 비치되어 있어, 동전을 준비한다면 더욱 세세하고 알찬 풍경을 감상하기 좋다.
13층 높이로 우뚝 솟은 종탑에서 바라보는 저녁 노을과 일몰 풍경 또한 빼어나다. 어둠이 짙게 내리면 행궁 조명에 맞춰 교회 경관에도 불이 들어와 낮과는 다른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수원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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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일대
수원 화성의 동문. 음양오행설에서 푸른색을 뜻하는 창(蒼)은 ‘동쪽을 지키는 신령스러운 청룡’을 상징한다. 바깥에서 볼 때 창룡문은 안쪽으로 휘어들어 가는 곳에 있어 좌우 성벽이 자연스럽게 성벽을 보호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창룡문으로 들어서면 활쏘기, 말타기 수련 등 군사 훈련을 진행했던 넓은 공터와 동장대(연무대)가 나타난다. 넓은 공터는 현재 국궁 체험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동쪽에 위치한 장대인 동장대는 과거 성에 주둔했던 군사들을 지휘하던 지휘소로, 다른 장대에 비해 지형은 낮지만, 사방이 트여있고 등성이가 솟아있어 화성의 동쪽에서 성안을 잘 살필 수 있는 군사 요충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고 한다.
동장대를 거쳐 성곽을 따라가면 원통형의 누각인 동북공심돈이 보인다. 동북공심돈은 비상시 침입자의 동향을 살피기 위한 망루로, 수원화성 건축물 중 유일하게 원형 형태로 희소성이 높다. 소라처럼 생긴 나선형 벽돌 계단을 통해 꼭대기에 오르면 화성 전체의 모습을 조망할 수 있다.
창룡문에서부터 동장대(연무대), 동북공심돈으로 가는 길목은 아름다운 일몰과 숨은 야경 맛집으로도 통한다. 특히나 저녁 무렵, 캄캄한 성곽에 조명이 켜지면 낮과는 또 다른 창룡문의 밤 풍경이 펼쳐져 사진작가들의 출사 장소로도 명성을 얻고 있다. 동장대와 동북공심돈에서 창룡문을 바라보면, 거대한 성문의 위용과 그 옆을 일정한 간격으로 오르내리는 플라잉 수원 열기구가 어우러진 풍경도 눈에 담을 수 있다.
창룡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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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화수류정
1794년(정조 18) 수원화성 축조 시 세운 4개의 누각 중 동쪽에 위치한 누각이다. 용두(龍頭) 바위 위에 각루를 세워 주변을 감시하고 화포를 쏠 수 있도록 한 화성 동북쪽 요충지에 세운 감시용 시설이다.
화성의 동북쪽 군사지휘부인 동북각루가 공식 명칭이지만, 아름다운 연못과 경치를 즐기는 정자인 ‘방화수류정’이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하다. 이는 송나라 정명도의 시 ‘운담풍경오천’의 ‘꽃을 찾고 버들을 따라 노닌다’라는 뜻에서 인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조는 방화수류정을 ‘현릉원이 있는 화산과 수원 읍치를 옮긴 땅 유천을 가리키는 뜻’ 이라 풀이했다.
본래 군사지휘부로 만들어진 각루지만 빼어난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정자의 기능을 고려해 석재와 목재, 전돌을 적절하게 사용한 건물이다. 방화수류정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화성 북쪽에 있는 성 밖에 있는 용연(龍涎)이 보인다. 성곽 아래 용연과 함께 경관을 관망하기 좋아 경치를 조망 하거나 활쏘기 연습장 역할도 겸했다고 전해진다. 화성의 용연은 용머리처럼 생긴 용두바위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비슷한 맥락으로 용두바위에 있는 방화수류정은 ‘용두각’이라고도 부른다.
용연에서 바라보는 방화수류정 경관은 주변 수양버들과 어우러져 고풍스러운 운치를 한껏 더한다. 연못에 비친 정자와 달빛이 어우러진 풍경은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시켜 그림 같은 화폭을 보러 오는 이들의 발걸음을 이끌고 있다. 이곳은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선사하기 때문에 이리 저리 걸음을 옮기며 셔터를 누르는 이들의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5. 고풍스러운 운치의 방화수류정
방화수류정
04
광교호수공원 프라이부르크 전망대
6. 프라이부르크 전망대의 야경
세계적인 환경도시 독일 프라이부르크시의 대표적인 상징물인 전망대를 도입한 연면적 345㎡, 높이 33m의 전망대다. 수원시가 프라이부르크시와의 자매결연 체결을 기념하고 환경도시를 지향하는 의지를 표현한 건축물로 2019년 3월 개관했다. 1층에는 광교호수공원 전망을 감상하며 쉴 수 있는 전망대 카페가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 30분까지 운영 중이다. 2층은 독일 프라이부르크시에 대한 소개 및 광교호수공원 부지 변천사,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전시실이다. 독일 프라이부르크시는 독일의 남서쪽 블랙포레스트 가장자리에 있는 약 45%의 산림지대로 이루어진 곳으로, 1970년대부터 대중교통, 태양광 발전, 재활용 등을 활용한 친환경 정책을 시행해 독일을 넘어 유럽을 대표하는 친환경 도시로 거듭났다.
프라이부르크시는 1986년 개최된 정원박람회 당시 조성된 호수 공원을 조망하기 위해 높이 18m의 목재 나선형 전망대를 만들었다. 전나무, 가문비나무를 소금물에 담가 방부 처리한 친환경 소재로 만든 독일 프라이부르크 전망대는 현재 광교호수공원 프라이부르크 전망대의 모티브가 되었다. 단, 우리나라는 내진 구조를 고려해 외벽만 나무 소재를 사용했다.
전시관과 3층의 전망쉼터를 지나 비로소 전망대에 오르면 신대호수부터 원천리천까지의 녹지와 산책로, 호수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다채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전망대 주변에 설치된 강화유리에는 창 너머의 장소와 위치가 약도처럼 표시되어 관람객의 편의를 돕고 있다.
밤이 되면 호수와 신도시의 화려한 조명이 만나 장관을 이뤄 수원의 야경 명소로도 손꼽히고 있다. 여름이면 물놀이 장소로 유명한 ‘신비한 물너미’와 대칭을 이룬 알록달록한 건물 조명이 만난 아름다운 야경은 어두운 밤에도 화려하게 빛나는 도심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다.
프라이부르크 전망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