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호 [예술인열전]깨뜨린 고정관념 속에서 만들어 낸 새로운 몸짓 서미숙 SEO(서)발레단 단장













[예술인열전]






깨뜨린 고정관념 속에서 만들어 낸 새 로 운 몸 짓 - 서미숙 SEO서 발레단 단장






한없이 아름다운 발레리나의 동작 뒤에는
오로지 발끝으로 온몸의 무게를 견딘
시련의 상처 녹아있다. 극한의 연습량만큼
발에 베긴 굳은살, 사정없이 뒤틀리고
변형된 발가락은 무대 위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다. 민간발레단이 활동하기에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의미 있는 행보를
내딛고 있는 서미숙 단장의 모습도 무대 위
발레리나와 닮았다.





글 권유진 사진 김오늘








생생한 움직임으로 선보인 창작 발레






올해 SK아트리움 첫 상주단체로 선정된 후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시민들과 함께하고 있는 SEO발
레단. 이를 끌어가고 있는 서미숙 단장은 세종대학교 무용과와 파리 제8대학교 공연예술학과를 석
사 졸업한 후 국립무용단을 거쳐 프랑스에서 활동했다. 한국에서 무용을 하는 내내 작품 활동에 대
한 욕심이 있었던 그는 안무 창작을 배우기 위해 프랑스 유학길을 결정했다고 한다. 2001년에는 프
랑스 파리 국립 무용원에서 ‘베네쉬’ 안무 과정도 수료했다. ‘베네쉬’는 글이나 영상으로 지도할 수 없
는 무용 작품을 기록하고, 재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동작 기록법이다.






“프랑스 유학 동안 다양한 활동을 했지만 여전히 창작에 대한 갈증이 있었어요. 2002년에 현지에서
단독공연을 할 기회가 생겼는데 이를 계기로 음악, 의상, 조명, 미술, 분장을 전공하는 지인들끼리 의
기투합해 SEO발레단을 창단했죠. SEO발레단이 창단된 이후에 본격적으로 제 작품을 선보일 수 있
었습니다.”











SEO발레단이 처음 주목받은 것은 지난 2006년 <Fluide>를 공연하면서부터다. 서미숙 단장이 창작
하고 프랑스에서 초연한 이 작품은 물 흐르는 듯 유연한 안무와 생생하게 살아있는 동작으로 평론가
들로부터 호평 받았다. 같은 해에는 프랑스의 세계적인 연극제 아비뇽 페스티벌에도 초청받으면서
서미숙 단장은 ‘문화 외교관’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계속된 성과로 SEO발레단은 2007년 한국
문화예술위원회 집중 육성 공연예술단체로 선정되었고, 그는 더욱 활발한 창작 활동을 펼칠 수 있었
다. 이후 SEO발레단은 2007년에는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도 초청되어 <Somewhere else>

를 공연했다. 또한 서미숙 단장은 한국민간예술단체로는 최초로 창작을 요청받아 <침묵 속의 혼돈>
과<Contrastes> 제작해 선보이며 현지에서 호평 받았다.









작품 속에서 인간의 무의식을 탐구하다

모두가 즐기는 우아한 발레의 장



“발레의 본 고장인 유럽에서 활동하는 게 쉽진 않았어요. 국적이 다르고, 살아가는 환경이 다른 세계
의 관객들에게 공감대를 자극하는 방법이 무엇일까 오랫동안 고민했죠. 그 결과, 누구나 갖고 있는
무의식 속에서 답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현지에서 매번 파격적인 작품으로 평론가들의 호평을 이끌어낸 서미숙 단장은 자신의 안무를 ‘인간
의 무의식’과 ‘여성에 대한 탐구’라고 요약했다. 프랑스의 안무가 모리스 베자르Maurice Bejart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았다는 그는 SEO발레단을 통해 인간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 감정의 이중성, 무의식적인 욕
망 혹은 원초적이고 순수한 모습을 풀어냈다. 2016년 선보인 <크레이지 햄릿> 역시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퓨전 발레극으로 재해석 해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가장 근본적인 갈등과 고뇌를 담아냈다. ‘사
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라는 대사에서 엿볼 수 있는 삶에 대한 총체적인 고민을 현대인들이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광기에 빗대어 표현하며 호평 받았다.




“매년 오디션을 통해 SEO발레단의 단원들을 모집하고 있는데 인간의 내면과 공감대에 무게를 둔 작품을 많이 선보이다 보니 실력 보다는 개성과 독특한 움직임을 갖고 있는 무용수들에게 먼저 눈이
가게 돼요. 함께 모여 연습하는 시간이 많지 않아 아쉽지만 되도록 단원들의 기량이나 표현력이 작
품 속에서 발전할 수 있도록 묵묵히 기다려줍니다.”




SEO발레단은 현재 국내 대표 민간발레단체 6개 발레단으로 구성된 발레STP협동조합에도 소속되
어 있다. 발레STP협동조합은 민간발레단이 생존하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발레의 저변확대를 위해
만들어진 단체로 전국의 발레 유망주들에게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모두가 즐기는 우아한 발레의 장




지난 11월 3일부터 4일까지 수원SK아트리움에서 SEO발레단과 수원SK주니어발레단이 함께한 <호
두까기 인형>이 성황리에 공연됐다. 지난 7월, 수원SK아트리움의 첫 상주 단체로 선발된 SEO발레단
은 수원 시민들에게 무대와 관객 간의 벽을 허무는 다양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수원SK아트리움 상주단체로 선발되기 전, 수원 발레축제와 화성 연극축제에 참여하면서 꾸준히 수
원을 방문했습니다. 당시 제가 창작한 <Edith Piaf 사랑의 찬가>를 선보였는데 관객들의 집중도와
무대가 끝난 뒤 보내준 호응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이렇게 수원에 자리를 잡은 게 참 뜻 깊은 일인
것 같아요.”











서미숙 단장은 현재 발레 공연뿐만 아니라 <발레콘서트>,이야기가 있는 발레> 등 발레의 감동과 즐
거움을 전하고, 발레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향상시키기 위한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호
두까기 인형>을 함께 공연한 수원SK주니어발레단 역시 그가 오디션을 통해 직접 선발한 10~15세 어린
이 무용수들로 구성됐다. 매주 한 번씩 연극 및 무대체험 교육을 받고 있는 SK주니어발레단은 지난 7월
<미운아기오리>를 선보인 데 이어 이번에도 SEO발레단 공연에 함께 참가해 자체 공연을 선보였다.




“지금까지 발레와 관련한 다양한 활동을 해 왔는데 아이들과 함께했을 때만큼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
았던 적이 없었어요. 자기표현이 서툴던 아이들이 춤을 추면서 표현력을 키워나가고, 좋은 성과를
거둘 때면 무대 위에서 공연을 올릴 때와는 또 다른 보람과 사명감을 느낍니다.”




그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춤에 대한 열정으로 무대를 사랑해준 단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내년
에도 수원 시민들, 나아가 공연장을 찾는 모든 사람들에게 발레의 매력을 전하고 싶는 서미숙 단장
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거대 자본력이 없어도 세계적인 실력과 예술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SEO발레단을 통해 증명
하고 싶어요. 이와 같은 꿈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적인 차원에서도 시스템이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공연은 단순히 무대 위를 보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토대로 관객들이 새로운 꿈을 꾸고 다
짐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니까요. 2019년에도 SEO발레단만의 아름다움을 알릴 수 있도록 다양한 작
품으로 관객들과 함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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