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호 [세상보기] 철든 지금도 때때로 철없던 시절이 그리운 순간

 














[세상보기]






모청춘이란 시기가 아니라
마음이다






‘청춘’과 연결시키기엔 아이러니한 단어 ‘할배’를 ‘꽃할배’로 만든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는, 단순한 유럽여행 위에 연륜이라는
생의 향을 얹음으로써 단순하지 않은 ‘특별함’을 선사했다. 청춘이라는 시기는 질풍노도의 미성숙기이자 혼란스러운
방황기로 비추기도 하지만 젊은이들은 알 수 없는, 우리는 또 다른 ‘젊음’과 ‘청춘’을 만나게 된다.





글 강일서 자료 네이버 영화








#01



자유와 성장을 그린 흑역사 청춘 이야기

<변산> Sunset in My Hometown, 2017







“닮아 있지 아니, 닮고 싶지도 않던 존재가 부재가 되며 남긴 말이 내 무제 인생의 부제가 되네~.”




영화 <변산>의 학수(박정민)는 발렛 파킹,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빡센’ 청춘
을 보내며, 힙합 경연 프로그램 <쇼 미 더 머니>에 6년 개근하며 열정을 불
태우는 무명 래퍼다. 또 다시 예선 탈락 위기에서 아버지가 쓰러졌다는 한 통
의 전화를 받고 잊고 싶었던 고향 변산으로 향한다. 학수는 친구들과 맥주를
먹다가 보이스 피싱 범인으로 신고를 당하면서 꼼짝 없이 변산에 머물게 된
다. 그곳에서 그를 짝사랑했던 선미(김고은), 미워할 수 없는 동창 종대(고준),
과거 학수가 짝사랑한 미경(신현빈) 등 옛 친구들과 만나면서 지우고 싶던
흑역사와 마주한다. 가정을 버리고 도박과 여자에 빠져 자신과 어머니를 버
렸던 조폭 아버지와 함께하며 학수는 잊고 싶었던 과거를 하나둘씩 만나게
된다. 학수의 '심뻑'이라는 이름으로 읊조리던 가사 속에는 세상 앞에 당당
히 서겠다는 분노와 저항이 담겨 있는데, 정작 그 자신이 실제로 거쳐 온 다
사다난했던 나날들 앞에선 애써 고개를 돌린다. 결국 학수는 고향과 머물게
되면서 과거 자신의 악행과 선행을 모두 보게 된다. 짝사랑을 했던 미경과 만
나 그 사람을 정확히 보고, 자신이 괴롭혔던 용대에게 괴롭힘을 당하면서 약
자를 느끼고, 죽어가는 아버지의 사과를 받아들이면서 제대로 성인으로 성
장하게 된다. 그렇게 늦은 깨달음을 얻어 가는 학수와 대비되는 인물이 그를
변산으로 부른 선미(김고은)이다. 면사무소 공무원을 하면서도 작가 등단을
향한 꿈을 놓지 않았던 그녀는 마찬가지로 누구 못지않은 흑역사를 지녔을
사람이지만 그것을 자기표현의 원천으로 삼는다. <변산>은 힙합의 이미지
중 하나인 반항과 메시지로 자유라는 화두를 사용한다. 인생에 대한 반항심
이 과거와 당당하게 마주하면서 과거로부터 보다 자유로워지며 성숙으로 물
들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많은 사람들이 과거의 상처는 빨리 잊으라고 하지
만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치유하면서 또다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이 시
대 청춘들, 우리들에게 묵묵한 응원과 위로를 건넨다.








#02



나르시시즘에 빠진 슈퍼히어로의 변신

<아이언맨>시리즈 Iron Man 1·2·3, 2008·2010·2013






“다른 건 다 뺏어가도, 한가지 절대 빼앗아 갈 수 없는게 있죠. I am IRON 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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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여심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미소의 백만장자 플레이보이 토니 스타크Tony Stark.
실제 그는 초창기 마블 히어로들 중 가장 많은 여성 팬을 보유한 히어로로,
천재 발명가이자 몇 번이나 지구를 위기에서 구해낸 장본인이다. 아이언맨
이 세상에 소개된 해는 1963년 <테일즈 오브 서스펜스 39호>를 통해서였는
데, 히어로물 중에서 자신의 신분을 대중에게 공개한 것은 <아이언맨> 1편
의 토니 스타크가 처음이었다. 토니의 ‘I am Iron man.’은 독립적 자아관의 표
출이었다. 세계가 뭐라고 떠들어대든 토니는 ‘나는 나’였다. 그러나 그는 중학
생 감성의 허세가 아닌 자신에게 발생하는 어떤 문제도 스스로 해결했다. 자
기애를 넘어서 주체적 자아의 끝판왕이 등장한 것이다.
<어벤져스> 1편에서 캡틴이 토니에게 철조망에 대신 들어갈 희생을 모른
다고 했을 때, 토니는 철조망을 치우는 게 낮다며 희생의 가치를 무질렀다.
<아이언맨> 2편에서 닉 퓨리가 토니를 어벤저스 일원으로 받아들이려 하지
않은 것도 토니에게서는 팀워크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토니는 대부
분의 시간을 연구실에서 보내며, 자비스는 토니의 ‘나’를 강화하는 데 일조했
다. 그는 자비스와 함께 아이언 수트를 만들었으며, 수트는 강력한 자기 복제
물이었다. 그러나 <아이언맨> 3편에서 자비스 전원이 꺼져 위축된 토니가
시골 마을 꼬마와 정서적 유대를 만들게 된다. 또 수트와 접속할 수 없는 상
황에서 토니를 구한 것은 아이언맨의 오른팔을 사용해 불의 전사가 된 페퍼
였다. 점점 페퍼와 정서적 거리가 좁혀지면서 토니도 변해간다. ‘나’를 성장
시키는 매개는 타인이다. 나의 일부를 타인에게 내줄 때, 나는 더 강해질 수
있다. 토니는 계속 성장한다. <어벤져스> 2편에서 타인이 사라지고 혼자 된
나를 체험한다. <스파이더맨 : 홈커밍>에서는 피터 파커의 심리적 아버지를
자처한다. 자기애 가득한 토니 스타크의 팬으로서 조금 아쉽지만, 탕아에서
성인聖人으로 성장하는 토니의 이야기 또한 기대된다







#03



나이 먹어도 나이 들지 않는 젊은 마음

<수상한 그녀> Miss Granny, 2014






“좋은 꿈을 꾸었네 참마로 재미나고 좋은 꿈이었구먼....”





나이를 먹는다는 것, 아니, 노인老人이 된다는 느낌은 어떤 느낌일까? <수상한
그녀>는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다. 노인 카페에서 일하며 입이 거친
욕쟁이 칠순 할매 오말순(나문희). 자신 때문에 며느리가 스트레스로 쓰러지
는 지경에 이르자 아들(성동일)은 고민 끝에 친어머니인 오말순 할머니를 요
양원에 보내기로 결정한다. 사실을 알게 된 어느 날, 말순은 뒤숭숭한 마음
으로 밤길을 방황하던 중 오묘한 불빛에 이끌려 ‘청춘 사진관’으로 들어간다.
곱게 꽃단장을 하고 영정사진을 찍고 나오는 길, 그녀는 버스 차창 밖에 비친
20대로 변한 자신의 얼굴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한다. 아무도 알아보지 못
하는 자신의 젊은 모습에 오말순 할머니, 아니 오두리(심은경)는 자신이 잘
했던 '노래'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고 20대의 풋풋한 사랑 감성까지 느끼는
삶을 시작한다. 그러다가 다시 할머니로 돌아올지 말지를 선택하는 순간을
맞게 된다. <수상한 그녀>의 초반부, 영화는 노인의 모습을 꽤나 흉측하게
묘사한다. 노인들에 대한 생각을 말해보라는 교수의 질문에 대학생들은 주
름과 검버섯, 냄새난다, 뻔뻔하다 등의 부정적인 생각들을 털어놓는다. 그러
나 우리도 언젠가는 노인이 될 것이고, 오말순 여사처럼 과거를 동경하는 날
이 온다. 그런데 이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손자의 교통사고로 그녀가 선택
한 것은 20대의 화려함을 등지고 70대 할머니, 본연의 모습이었다. 자신의
진정한 행복이 바로 '현실'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어찌
보면 자신이 일구어 낸 오말순 여사 일생의 결과물이자, 자신의 커다란 존재
감을 증명하는 유산일 것이다. 돌아오지 말고, 지금 어머님 모습대로 살라는
아들의 말에도, 다시 그 상황이 와도 똑같이 했을 거라는 말순의 말은, 부모
세대의 진심이기도 하고, 영화를 통해 자기 자신을 돌아볼 어른 세대에게 큰
위로가 되는 말이다. <수상한 그녀>는 몸이 나이 들뿐, 마음은 나이 들지 않
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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