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호 [인터뷰 ]문화를 만드는 사람들의 즐거운 수다

 










[인터뷰]



 

문화를 만드는 사람들의 즐거운 수다



글 강일서 사진 김오늘












문화를 만드는 사람들의 즐거운 수다1

 

#01

“사람들과 소통하지 못하면 창작도 내 예술 세계 안에서 끝나버리는 것이니까 최소한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의 감정을 이해하고, 내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그런 활동을 하고 싶어요.”



사람들의 감정을 이해하고 그들과 나누는 이야기를 말하다



행궁동 레지던시 이선미 작가



Profile

분야설치 미술, 금속공예, 조형물 개인전 7회 초대전, 그룹전 다수 MBC 문화사색 빛, 현대예술에 통하다 2010 에코환경조각대전 최우수상 보그코리아 2회 출연 MBC드라마 마마외 작품 협찬 다수 행궁동 레지던시 8기 입주작가



하루 24시간, 365일을 오로지 작품 활동에 여념 없이 일을 너무 사랑하는 이선미 작가를 만났다. 그녀는 20살에 금속 공예를 시작해서 햇수로 만 29년째 꾸준히 이 일에 몰두하고 있다. 이 작가의 작품은 대부분 크기도 크고 반복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미세한 빛의 굴절을 이용한 작업으로 시간과 공이 많이 들어간다. 특히 주로 사용하는 작품 재료는 쓰고 버려지는 안경알이다.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지만 작품 의 주재료로는 거의 찾아 볼 수 없는 소재이다. 그렇게 안경알을 고집하는 이유는 명료하다. “제가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싶은데 고민하던 중 썼다 버려진 안경알을 접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안경이라는 것이 옷처럼 누구한테 빌려주거나 동생에게 물려주거나 할 수 없는 거잖아요. 오로지 내 것이잖아요. 그때부터 한 15년째 안경알을 재료로 작업하게 되었죠.” 그녀의 작품에 녹아 있는 사람 이야기는 소통에 중점을 두 고 있다. 다양한 작품 활동 중에서도 그녀는 세월호 주기 때마다 작품을 내놓는다. 1주기 때는 겉보기엔 투 명한 판으로 어두운 곳에서 플래시를 터트려 사진을 찍으면 바코드가 표현되는데 SOS란 의미를 담았다. 2주기 때는 리본을 걷는 사람 모양으로 작업해서 우리가 같은 뜻으로 같은 길을 가다 보면 함께 큰 뜻을 이룰 수 있다는 작품의 주제와 함께 그녀의 염원을 담았다.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달항아리’란 작 품은 달항아리에 불을 키면 빛의 굴절 차이로 인해 은하수 길처럼 그림자 길이 만들어진다.



“가까이서 보면 안경알에 흠집도 있고 그렇지만, 한발 떨어져서 보면 세상이 보석처럼 반짝반짝 빛나 보 이는 것을 연상했어요. 그래서 안경알을 사람으로 투영해서 세상이 반짝이는 것은 바로 당신 때문이고 스 스로가 얼마나 빛나는 사람인지, 당신이 얼마나 중요한 사람인지 알기 원했고, 세상 밖으로 걸어 나오기를 바라며 만들게 된 작품이에요.” 이선미 작가는 대다수의 작품이 시간을 들인만큼 나온다고 한다. 다른 사 람들이 볼 때 일중독이라고 할 만큼 오랜 시간 작업에 몰입하지만 이 작가는 끊임없이 목마르다고 한다. 이름만 작가인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고. “스스로 게으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내가 다음에 무 엇을 만들어 내야할지 고민이 되는 순간 저는 벌써 도태됐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늘 공부하고, 열심히 일 해야 작가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사람들과 소통하지 못하면 창작도 내 예술 세계 안에서 끝나버리는 것이 니까 최소한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의 감정을 이해하고, 내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그런 활동 을 하고 싶어요.” 이선미 작가는 2013년 신풍동에서부터 지금까지 벌써 5년째 레지던시에서 활동 중이다. 공간 지원에 감사하면서도 작가들에 대해 시의 문화예술 활동에도 필요한 사람들인 만큼 작업이 더 잘 이 뤄질 수 있도록 수원시에서 많은 고민을 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문화를 만드는 사람들의 즐거운 수다2

 


 

#02

“예술가들은 조금 더 형식적인 틀에서 벗어나대중들과 보다 쉽게 소통하고 공유하기를 노력하며, 수원시와 재단에서는 작가들이 그렇게 설 수 있는 문화예술 무대를 마련해주면 점점 수원의 문화인식이 좋아지지 않을까요?”



이제는 대중들과 공유하는 문화예술의 성장을 함께 꿈꾼다



행궁동 레지던시 문민정 작가



Profile

분야 아크릴 회화, 전복 콜라주 개인전 5회 아트페어 8회 방송협찬 MBC 화려한 유혹 2016 SBS 아임쏘리 강남구 2017 OPEN GALLEY 소속작가 갤러리쿱 공모작가 행궁동 레지던시 10기 입주작가



먼저 시작된 인터뷰에 1시간 남짓 기다림에도 밝은 미소로 맞아주신 레지던시 104호의 문민정 작가. 그 녀는 2007년 결혼과 함께 수원으로 이사를 오면서 남다른 인연을 맺게 되었다. 아크릴 회화 분야의 문민 정 작가는 작품 대부분의 주제를 ‘VACANCY(공석)’로 표현하며, 2006년부터 시작한 ‘VACANCY’ 시리즈를 2007년 수원으로 오면서 본격적으로 진행했다. “제 작품은 기본적으로 성장을 주제로 이야기하고 있어 요. 대부분 좋은 자리에 오르고 싶어 하잖아요. 그런데 언제부터 성장에 대해 말하면서 그 자리에 가기 위 해서는 자신만의 내공도 쌓아야 한다는 주제를 내포하고 있어요.” 문 작가의 작품은 소재도 색감도 화려 해 보인다. 의자나 왕관, 나비, 구두, 잉어 등을 소재로 사용하고 화려함을 더하기 위해 평면 아크릴 페인팅 작업 위에 ‘전복 패로 콜라주 작업’을 한다. 가공된 형태의 자개가 아닌 전복껍질 그대로를 세척, 파쇄, 분 류하여 형태에 맞게 퍼즐을 하듯 콜라주 작업을 하고 있다. “전복 소재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유년 시절 외 가댁에 맡겨진 제게 긴 자개농 안의 풍속화 그림이 ‘숨은그림찾기’를 하는 놀이로 다가왔어요. 아마도 은 연중에 그런 추억이 잠재의식 속에 남아 있었던 것 같아요. 주제를 부각시키기 위해 자개보다 전복껍질 을 깨뜨려서 가공되지 않은 거친 느낌으로 표현하게 되었죠.” 문 작가는 수원에 애착이 많은 사람이다. 그 래서 그런지 ‘행궁길’이 ‘행리단길’로 불리는 것에도 아쉬워하며 화성행궁 중심에 있는 레지던시 작가로서, 문화예술작가들의 작업공간이 이곳에 존재한다는 것과 주말에는 작가들의 아트마켓 행사도 열린다는 사 실을 함께 알리고 싶다고. 뿐만 아니라 작년에는 행궁동 벽화 그리기에도 참여했다. 대안공간 눈 건너편 과 경로당 안쪽 등에 벽화 작업과 다양한 공동 프로젝트도 진행해 오고 있다. “문화예술의 척도는 대중들 의 문화인식이 지배적이라 생각해요. 문화예술이 발전하려면 대중들의 문화인식이 높아져야 하는데, 예 술가들이 아무리 열심히 활동하더라도 대중과의 호흡이 없다면 사실 어렵죠. 그래서 예술가들은 조금 더 형식적인 틀에서 벗어나 대중들과 보다 쉽게 소통하고 공유하기를 노력하며, 수원시와 재단에서는 작가 들이 그렇게 설 수 있는 문화예술 무대를 마련해주면 점점 수원의 문화인식이 좋아지지 않을까요?” 문 작 가는 2014년 첫 ‘개인전’을 갖고 2015년 행궁동 레지던시 입주작가로 활동하면서, 개인적으로는 더 큰 성 장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올해는 상하반기 해외 아트페어 참여와 함께 겨울에 또 다른 개인전을 계획하 고 있다. 그리고 2015년부터 ‘행궁동 레지던시 103호’ 작가들을 중심으로 수원 나혜석 작가를 기리며 ‘수 덕여관103호’ 프로젝트를 해 오고 있는데, 앞으로 수원과 다른 지역을 연계해 더욱 확장되고 대중과 소통 하는 프로젝트로 구상하고 있다.












 

행궁마을커뮤니티아트센터 (행궁동 레지던시)는



수원의 원도심인 신풍동일대, 수원화성행궁 주위의 슬럼화를 막고 마을의 활성화와 골목길의 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된 행궁동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현재 10년(1기~현재 2018년 10기 진행 중) 동안 원도심의 활성화와 예술마을로의 변화를 이끌어 오고 있다. 행궁동 레지던시 입주작가(매해 신규 입주작가와 활발한 활동으로 재입주된 작가 혹은 단체 등)들과 쇠퇴화한 마을의 변화를 꿈꾸던 주민들을 위한 새로운 마을의 변화가 지금 활성화된 수원화성 주위의 행궁동에 이르렀다. 2008년 공실율이 80%에 육박했던 수원화성 한데우물 ~ 교동 로데오거리 입구 주변은 이미 슬럼화가 되었으나, 이후 작가들이 솔선수범으로 입주하여 공방길의 새로운 트렌드를 일구어 냈고, 근접 거리의 행궁동레지던시는 국내외 수많은 작가와 단체(매해 25~40개팀, 연 인원 70여명)들이 공방길로, 나혜석 생가터 주위로 파생되어 개개인의 작업실과 공방, 그리고 아트카페를 열어 호응하는 시민들과 주민들에게 활기찬 골목으로 화답했다. 수원화성 주위의 골목골목마다 쓰러지고, 무너지는 담벼락을 정비하고 작가들의 작품들로 채워 나가며, 자발적으로 작가들이 아트마켓, 문화예술체험 행사, 공연발표 등에 참여해 오늘날의 수원화성 문화거리를 조성하는 데 큰 획을 긋는 결과물도 얻어냈다



행궁마을커뮤니티아트센터(행궁동 레지던시) 안내

주소 :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행궁로56

(신)행궁마을커뮤니티아트센터

문의 : hgdart2015@hanmail.net

카페 : 홈페이지 cafe.daum.net/hgresidency





행궁마을커뮤니티아트센터

(행궁동 레지던시)는

10th 입주작가(단체) 명단

김기중, 구승택, 극단우체통(대표 공인식), 김순애와 소리통(대표 김순애), 김영화, 김은정, 김정안, 김필래, 문민정, 손정희, 윤희경,이선미, 장진영, 박설희, 박태철, 이제룡, 정세학, 정수일, 조은하, 차진환, 초암교육예술연구소(대표 손채수), 초이, 최경락, 하이컨티션, 한국효사랑(애표 이영자), 이규석, 아트플래쉬, 김나우, 이경화, 최윤희












 

프로그램 운영



오픈 스튜디오 및 입주작가전행궁동 레지던시 입주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갤러리를 개방해 무료로 운영했습니다. 또 행궁 마을커뮤니티아트센터 작가들의 개별 공간(레지던시 룸)을 오픈해서 시민들이 작가와 작품에 대해 더 깊이 알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습니다.










 

남지터 예술학교 운영



오픈 스튜디오 및 입주작가전행궁동을 찾는 관광객과 주민들을 위한 문화예술 콘텐츠 마련으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고, 생활문화 예술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 습니다. 예술과 일상의 교류가 가능한 체험 프로 그램 운영과 플리마켓을 열고, 게릴라 전시를 진 행하는 등 예술가와 행궁동을 찾은 사람들 간의 소통과 일상의 예술화를 통해 문화공동체 형성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행궁동 레지던시에서 놀자



오픈 스튜디오 및 입주작가전행궁동 레지던시 입주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갤러리를 개방해 무료로 운영했습니다. 또 행궁 마을커뮤니티아트센터 작가들의 개별 공간(레지던시 룸)을 오픈해서 시민들이 작가와 작품에 대해 더 깊이 알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습니다.










 


 

1. 수원과의 인연은 언제부터였으며, 지금은 수원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가요?



10여 년 전 화성행궁과 옛 정취가 물씬 풍기는 지동마을의 사진스케치 여행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 다. 행궁 성벽 안의 정돈된 풍경과 성벽 바깥의 전혀 다른 옛 풍경 골목길에 매료되어 지금까지 수원의 이곳저 곳의 삶들을 기록하고, 사진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또 2015년 8월 레지던시 8기 입주와 함께 2016년 수원민 미협, 수원민예총의 사진분과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면서 좀 더 긴밀하게 행정을 만났던 것 같습니다






 

2. 레지던시 운영자로서 운영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나 일, 사람이 있다면?



현재 만 3년째(7~10기) 운영위원회 코디네이터(간사)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열악한 레지던시 환경으로 지 난해까지 여름에는 물과, 겨울에는 전기 등 작가들과 함께 작업하면서 현실의 어려움을 함께 헤쳐 나갔을 때 의 일들일 것 같습니다. 사진작가로서 비를 참 좋아했는데... 아마도 이때부터 비가 부담스럽게 생각되기 시작 했던 것 같습니다.^^






 

3. 현재 운영하는 프로그램 중 대표적인 것과 꼭 소개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현재 레지던시 작가들은 본인들의 문화예술적인 기능적 범위를 벗어난 그동안의 경험적 인문학적 소양을 마 을 주민들과 수원의 학교들, 수원 주변의 문화 소외층의 시민들에게 문화예술 체험, 전시 등의 프로그램을 왕 성하게 진행 중입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예술마을만들기의 지향인 마을 주민들을 위한 남지터예술학교의 시행이 그 대표적인 사례라 하겠습니다. 올해 후반기나 내년에도 레지던시의 공간적 발전과 함께 이와 같은 문화예술인문학의 나눔 교육 프로그램들이 지속적으로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4. 혹시 내년에도 운영진을 맡게 된다면 어떻게 만들어 가고 싶으신가요?



2년 전에 진행했던 아트마켓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문화예술체험 교육도 함께 이루어진 대단위 참여 작가와 시민들 간 소통의 시간들이었습니다. 올해는 작가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레지던시 앞 골목길에 난장을 열고 격 의 없이 주민들, 시민들, 관광객들과 함께 호흡해 나가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버스킹, 문화예술 공연 등을 결합 한 다양한 볼거리, 즐길거리를 갖추어 레지던시 앞을 문화예술거점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5. 이번 호의 주제는 물 좋은 수원으로 수원문화의 물을, 질을 좋게 하려면 문화계나 예술계 분야에서의 어떤 변화를 가져야 할지, 개인적인 의견이어도 좋습니다.



예술가의 덕목 중에 우선시되어야 할 것은 조금 더 세상을 예술로 볼 수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갖고 있는 좋은 탤런트를 내가 숨 쉬고 있고, 내가 활동 중인 수원에 나눠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친화적인 문화예술 환경 조성 을 위해 예술가 스스로도 먼저 나서야겠습니다. 더불어 수원 문화발전을 위해 재단과 행정에서는 솔선수범의 예술가들에게 작업실, 문화복지 등의 혜택을 주는 윈윈하는 수원시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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