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호 [세상보기] 신념을 사는 사람들, ‘미닝아웃 족族’의 패션 아이템















[세상보기]






신념을 사는 사람들, ‘미닝아웃 족族’의 패션 아이템






좀처럼 드러내지 않았던 자기만의 취향과 정치적, 사회적 신념을 ‘커밍아웃’하는 ‘미닝아웃 족(族)’이 늘고 있다. 미닝아웃은 다양한 형태로 발현되지만, 그 중에서도 패션계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는 패션이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자, 가장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매체이기 때문이다. 미닝아웃을 엿볼 수 있는 패션 아이템을 알아보자.





글 권유진








#01





#슬로건 티셔츠






타이포그래피로 티셔츠에 새겨진 문구는 구구절절 설명하는 말보다 함축적이고,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슬로건 티셔츠는 베트남 전쟁 당시 전쟁에 반대하는 'Make love Not War', ‘Peace’ 등과 같은 문구를 티셔츠에 새기며 시작되었다. 미닝아웃 현상에 따라 일반 패션 브랜드에서도 슬로건 문구를 찾아볼 수 있다. 패션 브랜드 디올Dior이 발표한 ‘We Should All Be Feminists’(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돼야 한다) 티셔츠는 국내 여자 연예인들이 입으면서 큰 인기를 끌었고, 캠페인 티셔츠 디자인으로 유명한 영국 디자이너, 캐서린 함넷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확정되자 ‘Cancel Brexit(브렉시트 취소)’라는 슬로건으로 티셔츠를 디자인 해 화제를 모았다. 국내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마리몬드’에서 디자인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꽃 압화 작품이 새겨진 티셔츠는 출시되자마자 품절 사태를 빚었고, 티셔츠에 몰린 관심이 고스란히 할머니들에게로 옮겨 가면서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다. 마리몬드는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건립기금마련을 위한 소셜 펀딩 리워드로 ‘Thanks for your meaningful action’(당신의 의미있는 행동에 감사드립니다)이라는 슬로건 티셔츠를 제작해 후원자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패션 브랜드 제인송 역시 아동폭력 반대 캠페인의 일환으로 ‘Please stop’(멈춰 주세요) 슬로건 티셔츠를 판매하고, 수익금 전액을 아동 구호 비정부기구, 세이브더칠드런에 기부했다







#02





#에코백






동물들의 가죽으로 만든 명품 백 대신 에코백을 구매하는 소비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인조피혁과 화학처리 등의 가공을 하지 않고, 천연 면이나 컨버스 천등 생분해성 재료로 제작되는 에코백은 환경친화적인 면에서 미닝아웃 족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에코백은 비닐봉지 사용을 줄이려는 차원에서 ‘나는 비닐백이 아닙니다’(I'm not a plastic bag)라는 문구를 천 가방에 새겨 넣으며 시작됐고, 이를 패셔니스타들이 애용하면서 일반 소비자들의 관심도 급속도로 달궈졌다. 국내 사회적 기업 ‘터치포굿’은 이 같은 에코백의 취지를 가장 잘 나타내는 기업이다. 터치포굿은 ‘더 나은 쓰임을 위한 똑똑한 리사이클링’이라는 의미를 담은 ‘업사이클링Upcycling’을 모토로 수막에서 지하철 광고판까지 우리 생활에서 버려지고 있는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에코백을 만든다.

터치포굿의 에코백은 100% 국내 수작업으로 진행되어 제품의 질도 높고, 제작 특성상 모두 다른 디자인을 갖고 있다. 터치포굿은 이외에도 손목 받침대, 냄비받침뿐만 아니라 이면지 포스트잇에서 교육 교구까지 다방면의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03





# 기부팔찌






화려한 액세서리 대신 의미가 담긴 기부팔찌만으로도 자신의 신념을 효과적으로 나타낼 수 있다. 기부팔찌는 각각 다른 목적과 취지를 갖고 있고, 부담되지 않는 가격에 판매되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구매할 수 있다.

‘REMEMBER 20140416’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세월호 기억 팔찌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후원금을 모아 만들어졌다. 세월호 진상 규명을 위한 도보행진 때에도 착용된 이 팔찌는 착용하는 것만으로도 세월호 사건을 잊지 않겠다는 신념을 보여준다. 세월호 기억 팔찌는 크라우드 펀딩 시작 후 7시간 만에 1만 개가 배포되었고, 수익금은 4.16 가족협의회에 전달되었다. 아이스버킷 기념 팔찌 WITH ICE는 승일희망재단에서 루게릭 요양병원 건립 기금을 위해 마련한 기부 팔찌이다. 심볼 ‘WITH ICE’는 아이스버킷을 뒤집어쓴 사람의 모습을 상징화으로 어깨동무한 사람의 모습으로도 보이기도 한다. 팔찌로 발생한 수익금 전액은 루게릭 요양병원 건립 기금으로 기부된다. 남미 원주민 여성들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소셜 벤처, ‘크래프트링크’는 지난해 국내 미혼모들의 자립을 돕는 ‘코리아 컬렉션’ 팔찌를 발표했다. 해당 팔찌는 모두 혼자 어린 자녀를 돌보느라 취업이 어려운 미혼모들이 집에서 재료를 지급받아 만들어졌다. 육아와 병행하며 일을 할 수 있게 된 미혼모들은 팔찌를 제작하며 새로운 꿈을 꾸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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