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호 [공간탐색 2] 지금 이 순간, 가치 있는 ‘그것’을 위한 소비

 










[공간탐색2]



 

지금 이 순간, 가치 있는 ‘그것’을 위한 소비



‘무엇’에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 일상의 모습이 달라진다. 취향과 개성, 가치와 신념 그것들이 바로 ‘나’를 이루는 것이고 이를 표현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소비의 패턴이다. ‘어떻게 버느냐’보다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한 미닝아웃의 시대. 가치 있는 소비를 실천할 수 있는 공간 두 곳을 소개한다. 소비의 형태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에서 어떤 소비가 나를 만족시킬 것인지 잘 들여다보는 것은 행복을 끌어올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미닝아웃은 나의 가치관이나 신념을 표현하면서도 누군가를 돕거나 환경과 동물을 보호하는 등 공익을 생각하기 때문에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소비’이기도 하다. ‘나’에서 시작하지만 ‘우리’로 퍼지는 ‘가치 있는 소비’를 통해 얻는 행복, 이보다 큰 가성비가 또 있을까.


 

글 공주영 사진 김성재










 

지구와 동물을 생각하는 소비 오보이! 편집샵


 



Think Twice Before You Buy. Think Again Before You Pay.

사기 전에 나에게 꼭 필요한 물건인지 한 번 더 생각해보고 결정하세요. 오늘 꼭 뭔가를 사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환경과 동물 복지에 관한 내용을 담는 패션문화잡지인 ‘오보이!’에서 운영하는 오보이!편집샵에 쓰여 있는 문구다. 잡지 ‘오보이!’는 독자에게 지면을 통해 말을 건네는 매체인 반면, 편집샵 ‘오보이!’는 소비자에게 직접 물건을 보여주며 말을 건넨다. 이곳 매장에서는 유행을 따라잡느라 쉽게 구입하고 금방 대체되는 제품 대신, 오래 써도 질리지 않는 제품을 보여줌으로써 사실은 ‘쉽게 사지 않는 게 가장 좋은 소비’임을 말한다.

우리가 현명하지 않은 소비를 하는 이유는 기업의 마케팅에 휘둘리거나 다른 사람들이 사는 것을 따라 사고 싶은 욕구 때문이다. 필요하지도 않은 ‘대박’과 ‘완판’의 제품들을 구입했다가 버리곤 하는 반복적인 행위는 일차적으로는 소비자 개인에게, 그리고 멀리 보면 지구의 미래에게 불편한 소비다. 이것이 ‘오보이!’편집샵에서 ‘타임리스(유행을 타지 않는)’ 제품을 진열하는 이유다. 크게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품질이 좋기 때문에 오래 쓸 수 있는 제품을 팔아, 소비자에게 가치 있는 소비를 할 기회를 제공한다.

또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제품 등 동물복지 제품도 판매하고 있다.

주로 ‘오보이!’ 독자들이 소문을 듣고 찾아오곤 하지만, 최근에는 SNS 등에서 알려져 관심을 가지고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한 달에 한 두 번은 매장 앞에서 동물보호단체인 생명공감과 유기견 거리입양제를 열기도 한다. 상수역에 내려 도보 3분 거리면 닿을 수 있는 이곳 오보이샵은 조용한 골목 안쪽에 자리 잡고 있다. 1층에는 반려견 용품이 진열되어 있고, 2층에서는 오보이! 잡지와 동물 복지 관련 책, 생활용품 등을 만날 수 있다. 최근 상수동에 이어 압구정 도산공원 근처 퀸마마마켓에 새롭게 오보이!

편집매장 2호점이 열렸다.





오보이! 편집샵

위치 : 서울시 마포구 상수동 325-1

주요 : 품목 잡지, 서적, 생활용품, 잡화, 동물용품

시간 : 13:00~20:00 (일, 월 휴무)

안내 : 02-324-9661






 

Mini Interview


 

스텝

다나카 에리나







일본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우연히 오보이 잡지를 알게 되었어요. 일하고 싶어서 한국 오보이에 연락을 했고 매거진 디자이너 겸 매장스텝으로 일한지 일 년 반정도 지났어요. 오보이에서 일하면서 환경과 동물에 대해 점점 관심이 많아졌어요. 뭔가 소비를 해야 한다면, 쉽게 사고 버리는 게 아니라 오래 쓸 수 있는 좋은 것을 골라야 한다는 것도 여기에서 일하면서 배운 점이에요.


 

손님

최희정







오보이 잡지를 즐겨보는데, 인기가 많아 무료배포처 가면 그 달의 잡지를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었어요. 오보이샵이 생기고 과월호를 구입하러 오가면서 이곳 물건을 러보게 되었어요. 여기서 파는 제품들은 미래의 지구를 위해 가치 있는 제품들이에요. 대형마트보다 가격은 비싸지만 여기서 생활용품을 사게되면서부터 오히려 필요한 구매를 줄이게 되었어요.














 

“반려견,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행동하는 동물사랑 •입양뜰


 



행동하는 동물사랑(이하 행동사)은 유기동물을 보호하고 치료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해온 비영리 민간봉사단체이다. 입양뜰은 유기동물 입양을 홍보하기 위해 행동사가 오픈한 입양카페이다.

파주에 유기견 보호소를 운영하고 있지만, 봉사자만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입양을 원하는 일반인의 출입은 힘들다. 만약 일반인들이 자유롭게 유기견을 만날 수 있다면, 입양에 대한 턱도 낮아지지 않을까. 입양뜰은 행동사의 그런 고민에서 출발했다. 그 동안 여러 차례 거리 입양 이벤트를 해왔지만, 유기견을 가까이 만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렇지만 입양뜰은 다르다. 이곳에 들어서는 순간, 행동사가 관리해온 유기견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유기견이라고 해도 매장이나 가정에서 관리하는 개들과 다른 점은 없다. 행동사의 스텝들과 봉사자들이 늘 살피고 있기 때문이다.

스텝 역시 자원봉사자들로 이뤄져 있다. 입양뜰은 초등학생 이상부터 입장이 가능하며 1인당 입장료를 내고 들어올 수 있다. 자신의 반려견과 함께 입장도 가능하다. 입장료 5,000원은 유기견을 위한 후원금으로 쓰인다. 입양뜰에서는 유기견 입양에 대한 상담과 신청도 가능하다.

매주 토요일에는 입양뜰에 상주하는 유기견 외에도 파주 보호소에 있는 유기견 10~12마리 정도를 더 데려다놓고 입양 캠페인을 한다. 이때 와서 직접 본 유기견을 입양 신청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 직접 유기견 입양은 어렵지만, 유기견을 돕고 싶은 이들이라면 입양뜰을 통해 정기적인 후원을 할 수도 있다





입양뜰

위치 :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 613-13 은연재빌딩 2층

입장료 : 1인 5,000원(동반 1견 무료, 추가 1견 3,000원)

시간 : 12:00~20:00

안내 : 02-6015-6543








 

Mini Interview


 

입양뜰이 생기기 전, 행동하는 동물사랑에서 매주 봉사를 했어요. 입양뜰이 생기고 나서는 이곳 스텝이 되었고요. 시우라는 유기견을 임시 보호하다가 입양했는데 원래 키우던 동남이라는 개와 잘 지내고 있어요. 직장을 다니면서 스텝을 하지만, 힘들기보다는 보람 있어요. 유기견 입양 상담을 하면서 입양을 성사시킬 때마다 뿌듯하고요. 더 많은 분들이 유기견 입양에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어요.


 

손님

조희정







입양뜰을 통해 엄마 견과 새끼 견을 임시 보호한 적이 있었어요. 일 년 정도 데리고 있다가 정이 들어서 새끼는 제가 입양을 했고요. 유기견 관련 TV프로그램을 보다가 딸이 유기견을 돕고 싶다고 해서 행동하는 동물사랑에서 봉사를 시작했는데, 이제는 딸보다 제가 더 빠져든 것 같아요. 앞으로도 입양뜰에 후원과 봉사를 하면서 여기서 유기견을 계속 살펴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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