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호 [담장넘어 2] 밴쿠버에 대한 기억의 모티브, 바드온더비치 셰익스피어 페스티벌

밴쿠버에 대한 기억의 모티브, 바드온더비치 셰익스피어 페스티벌
글 조정화 화성기획팀장 · 관광학 박사
도시 자체가 상품이 되어 세계 시장에 세일즈하는 현상이 이제는 하나의 트렌드가 되어가고 있다. 현재 세계 곳곳에서 도시의 매력을 발굴하고 이를 관광 자원화하려는 시도가 경쟁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도시의 매력을 높이는 수단으로는 경치와 지리적 환경을 활용한 자연자원, 역사와 예술을 활용한 문화자원, 쇼핑센터, 고층타워 등을 활용한 산업자원으로 크게 나누어 볼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선정된 바 있는 캐나다 밴쿠버에서 이러한 자원을 적절히 활용한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밴쿠버가 높은 수준의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명품 관광도시로서의 위상을 확보할 수 있었던 비결 가운데 하나는 밴쿠버의 빼어난 경관을 무대로 연중 내내 펼쳐지는 다양한 예술 공연들의 역할이 기여한 바 크다.
이러한 공연 가운데 태평양 연안에 있는 해변도시 밴쿠버의 공간적 특성을 잘 활용한 연극축제인 ‘바드 온 더 비치(Bard on the beach)’는 밴쿠버에서만 즐길 수 있는 세계 유일의 셰익스피어 연극 축제로 밴쿠버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높은 호응과 함께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바드 온 더 비치는 2015년 26번째 생일을 맞는 캐나다에서 가장 큰 셰익스피어 연극축제임과 동시에 연극단체의 조직명이기도 하다. 밴쿠버의 배니어공원(Vanier Park) 해변에 위치한 멋진 경치를 무대로 하는 이 축제는 셰익스피어의 유명 희곡을 이벤트화하여 두 개의 가설극장에서 매년 6월에서 9월까지 4개월간 개최한다. 최초의 바드 온 더 비치는 축제의 창시자인 크리스토퍼 가즈(Christopher Gaze)에게 수여된 상(Canada Council Exploration)의 부상인 상금을 자본으로 하여 1990년 셰익스피어의 우수한 작품을 밴쿠버 주민과 관광객에게 소개하기 위하여 시작되었다

두 개의 가설극장 이외에도 담소를 나누며 교육적 행사를 개최할 수 있는 공간과 기념품 · 스낵 · 음료를 판매하는 기념품점, 그리고 매점 등의 편의시절들이 운영되고 있으며, 이를 통칭하여 바드 빌리지(Bard Village)라고 한다. 아울러 이곳은 연극 애호가들의 사교의 공간으로 애용되고 있다.
현재 밴쿠버의 바드 빌리지는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관객 수만 해도 1990년 5천 명에서 2014년에는 10만 명으로 폭증했으며, 투입되는 예산도 1990년 3만5천 달러에서 2014년에는 5백만 달러로, 공연 작품도 매년 1개에서 4개로 레퍼토리가 풍성해지고 있다. 또한, 연간 34회 공연에서 2014년에는 200회 이상의 공연이 무대에 오르는 등 기록적인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주요 재원은 1백4십만 명이 넘는 지역 후원자의 후원금으로 충당되고 있으며, 25년간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는 축제의 규모와 명성은 기존의 후원자를 유지하고 새로운 후원자를 모집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바드의 예술 감독이며 창시자인 크리스토퍼 가즈(Christopher Gaze)는 소규모의 이벤트로 참가자 및 지역주민과 교감하고, 셰익스피어 연극의 마법에 대한 열정을 전파하려는 목적으로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교육프로그램과 봉사활동도 시행하고 있다. 매년 여름 배니어공원에서 시행되는 8세부터 18세까지의 젊은이를 위한 워크숍, 19세에서 24세를 대상으로 한 훈련 프로그램과 학생과 교사를 대상으로 학교로 찾아가는 교육도 함께 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지역주민과 관광객에게 축제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부추기는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